수신지 작가의 책은 읽고 나서 글을 쓰기 망설여진다. 마음이 많이 불편하기 때문이다.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 불편한 마음을 글로 옮겨야 할지 모르겠다. 시댁, 처가, 호칭부터 짜증 난다.
책에서 사린이가 명절에 친정에 먼저 가도 시댁에 와서 일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. 일을 하지 않더라도 시댁에서 시엄니가 움직일 때 며느리가 불편한 것과, 처갓집에서 장모님이 움직일 때 사위가 불편한 정도는 극과 극이다.
명절이나 제사를 지내기 싫다. 우리집도 안 지내었으면 좋겠고 시댁도 마찬가지다. 하지만 엄마도, 시엄니도, 외숙모도 모두 기도하는 마음으로, 내 자식 잘되라고, 조상님께 빌고 또 빌었겠지. 돈과 시간을 들이는 종교와 다를 게 없다. 죽음을 애도하는 슬기로운 방법은 없을까. 나중에 내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후회할까.
일년에 딱 4번, 그냥 넘어갈까 싶다가도 새벽에 남편이나 시누이보다 내가 일어나야 하고, 밤에 잠 오는데 시간 지킨다고 기다리고, 제기 번거롭게 행주로 닦아가며 상 차리는 게 싫다, 싫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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